(사진출처: OKGO)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의 각기 다른 히어로들이 한 세계에 모여 거대한 스토리를 만든다면 그건 바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30편이 넘는 영화가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연결되는 MCU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히어로 세계관 중 가장 크고하고 정교합니다.처음에는 영화의 히어로가 좋아서 마블을 보기 시작했다가 어느새 다른 히어로의 매력에 매료되어 그다음 영화를 정주행하게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글은 마블 세계관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려는 분들을 위한 정주행 가이드입니다.MCU는 ‘페이즈(Phase)’라는 구간으로 나뉘고, 각 페이즈는 ‘사가(Saga)’라는 큰 이야기 흐름 속에 자리 잡고 있어요.
페이즈 1~3: 인피니티 스톤과 타노스의 등장, 인피니티 사가
페이즈 4~6: 멀티버스의 균열과 새로운 위협, 멀티버스 사가
마블 영화를 처음 본다면,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개봉 순서대로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제, 마블 세계관을 제대로 즐길 준비 되셨나요?
인피니티 사가 (The Infinity Saga)
페이즈 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위대한 시작을 알린 첫 영화는, 바로 대흥행을 이끈 주역 ‘아이언맨 (Iron Man, 2008)’이다. 대기업의 총수이자 천재 과학자인 토니 스타크의 등장은 2008년 마블 영화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그를 시작으로
- 인크레더블 헐크 (The Incredible Hulk, 2008)
- 아이언맨 2 (Iron Man 2, 2010)
- 토르: 천둥의 신 (Thor, 2011)
등이 이어지며 각 히어로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헐크는 큰 사고를 통해 괴물의 힘을 얻게 된 인간이고, 아이언맨은 자신이 개발한 슈트를 입고 싸우는 천재 과학자다. 토르는 북유럽 신화의 천둥의 신에서 모티브를 얻은 캐릭터지만, MCU에서는 외계 생명체로 묘사된다.
개인적으로 토르는 순수한 마음과 다소 단순한(?) 사고방식 덕분에, 스마트한 아이언맨이나 냉철한 헐크보다 다소 코믹하고 엉뚱한 매력을 지닌 캐릭더라고 생각한다. 그런 캐릭터성이 팀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후 ‘퍼스트 어벤져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가 개봉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의 위대한 병사, 캡틴 아메리카를 다루는 영화로, 타임라인상 가장 먼저 봐야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2012년, 마블이 히어로 영화의 중심이 될 것임을 세상에 알린 영화, ‘어벤져스 (The Avengers)’가 등장한다.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는 물론,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까지, 각기 다른 서사를 가진 영웅들이 하나로 뭉쳐 세계를 구하는 이 시점부터, 필자는 본격적으로 마블 세계관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페이즈 2
페이즈 1에서 히어로들이 모여 팀을 이루었다면, 페이즈 2는 그 이후 각 히어로가 겪는 내면적 성장과 갈등, 그리고 마블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아이언맨 3 (Iron Man 3, 2013)’으로 아이언맨이 다시 한번 시작을 알리게 된다. 어벤져스에서 뉴욕 전투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토니 스타크의 모습을 보여주며 히어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찰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어서 ‘토르: 다크 월드 (Thor: The Dark World, 2013)’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014)’이 개봉하여 인피니티 스톤에 대한 단서들과 쉴드 내부의 배신 등 점점 더 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의 친구였던 버키의 정체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며 인물들 간의 갈등 또한 시작된다.
다음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는 우주를 무대로 한 새로운 히어로 팀의 등장이다. 코믹하면서 80년대 팝송과 함께 큰 인상을 남겼으며, 기존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마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인피니티 스톤이 직접 등장하는 첫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Avengers: Age of Ultron, 2015)’에서 다시 한 번 어벤져스가 뭉쳐 토니 스타크와 브루스 배너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젝트가 잘못되어 탄생한 울트론과 맞서 싸우게 된다. 여기서도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또한 인피니티 스톤의 존재가 더 확실해지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계속되는 거대한 스케일의 스토리에 잠시 숨을 고르게 하기 위해 가볍게 볼 수 있는 ‘앤트맨 (Ant-Man, 2015)’을 끝으로 페이즈 2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페이즈 2는 각 히어로의 후속 이야기와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 그리고 인피니티 스톤의 정체와 위치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인피니티 사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페이즈 3
페이즈 3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장 격동적인 시기이자, 인피니티 사가의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단계이다. 더 많은 히어로들의 등장과 기존 히어로들 사이의 갈등, 그리고 전 우주적 위협에 맞서는 대서사가 펼쳐진다.
사실상 어벤져스 2.5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캐릭터가 풍성하고, 아이언맨과 캡틴의 충돌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Captain America: Civil War, 2016)’로 페이즈 3를 시작한다. 전작에서 일부 캐릭터들과의 갈등이 심화되며 슈퍼히어로들이 둘로 갈라지는 위기의 순간을 그린 영화이다.
그 후로,
-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2016)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Guardians of the Galaxy, 2017)
- 스파이더맨: 홈커밍 (Spider-Man: Homecoming, 2017)
- 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2017)
- 블랙 팬서 (Black Panther, 2018)
의 순서로 ‘닥터 스트레인지’와 ‘블랙 팬서’가 새롭게 등장하여 각각 마법과 와칸다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었으며, 저작권 문제로 여러 구설수가 있었지만 기다림 끝에 MCU에 편입된 ‘스파이더맨’도 고등학생 히어로로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며 페이즈 3의 기대감을 높이게 된다. 새로운 인물들로 인해 세계관이 점점 더 확장되기도 하고, 섬세하고 인상적이며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각 히어로들의 이미지를 다양하고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마침내 모든 히어로들의 서사가 클라이맥스로 모이기 시작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Avengers: Infinity War, 2018)’에서 드디어 세기의 악당,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며 우주 전체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의 다소 비뚤어진 이상향에 대한 집념은 슈퍼히어로들을 시험에 들게 하며 갈등이 최고조로 올라간다. 이때 모든 관객이 멍해진 채로 영화관을 나오는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앤트맨과 와스프 (Ant-Man and the Wasp, 2018)’와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은 전작들에 비해 다소 평이 엇갈렸다.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개연성과 파워 밸런스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각각 ‘양자 영역’과 ‘타노스에 맞설 히어로의 추가’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그리고 드디어 ‘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으로 인피니티 워 이후 타노스에 맞선 최후의 전투로 페이즈 1부터 3까지의 모든 시리즈를 집대성한 대서사시의 정점이 나왔다. 10년 넘게 쌓아온 이야기가 마침내 엄청난 감동과 울림으로 결실을 맺는다. 마블 팬이라면 무조건 봐야 할 작품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엔드게임 이후, 페이즈 3의 마지막 영화로 무거운 책임 속에 영웅이 되어가는 스파이더맨의 성장을 보여주는 ‘스파이더맨: 파 프럼 홈 (Spider-Man: Far From Home, 2019)’으로 막을 내린다. 페이즈 3는 단순한 히어로물의 틀을 넘어, 캐릭터 간의 갈등, 감정선과 세계관의 본격적인 확장을 통해 마블 영화가 영화 그 자체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보여주는 시기였다.
멀티버스 사가 (The Multiverse Saga)
페이즈 4
기존 히어로들이 퇴장한 자리에 새로운 히어로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여는 단계가 바로 페이즈 4이다. 이 시기부터 멀티버스와 시간의 균열이라는 테마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영화 외에도 디즈니+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시리즈물이 MCU의 핵심 콘텐츠로 등장하면서 영화와 드라마가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블랙 위도우 (Black Widow, 2021)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 이터널즈 (Eternals, 2021)
페이즈 4는 서사적으로 큰 갈등보다는 정체성, 세대 교체, 그리고 멀티버스 개념의 도입에 집중되어 있다. 타임라인상으로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직후 이야기를 다룬 ‘블랙 위도우’에서는 나탈리아 로마노프의 과거와 그녀의 여동생 ‘옐레나 벨로바’가 처음 등장한다. 이어 마블 최초의 아시아계 히어로 ‘샹치’와 고대의 텐 링즈 전설을 중심으로 한 서사가 펼쳐지고, ‘이터널스’에서는 셀레스티얼에 의해 창조된 이터널 종족이라는 새로운 존재들이 소개된다.
멀티버스를 본격적으로 여는 작품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2021)이다. 이 작품에서는 이전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들과 빌런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멀티버스의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이후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완다비전’과 노 웨이 홈 사건 이후의 여파를 다룬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가 멀티버스 세계관을 확장한다.
- 토르: 러브 앤 썬더 (Thor: Love and Thunder, 2022)
-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Black Panther: Wakanda Forever, 2022)
토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에서는, 토르의 옛 연인인 제인 포스터가 여성 토르로 돌아오며 감정적인 이야기를 선사한다. 이어 블랙 팬서역을 맡은 채드윅 보스만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그의 부재 속에서 와칸다가 새로운 블랙 팬서를 맞이하는 과정을 그린 ‘블랜 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페이즈 4를 마무리한다.
페이즈 5
페이즈 5는 멀티버스 사가의 본격적인 중반부이자, ‘캉(Kang)’이라는 새로운 빌런이 중심에 서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 앤드맨과 와스프: 퀸텀매니아 (Ant-Man and the Wasp: Quantumania, 2023)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Guardians of the Galaxy Vol.3. 2023)
- 더 마블스 (The Marvels, 2023)
퀸텀매니아에서는 퀸텀 영역에서 ‘캉 더 정복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멀티버스 사가의 메인 빌런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가오갤 3에서는 팀원들의 마지막 여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내며, 특히 로켓과 과거의 성장에 집중한다. 더 마블스는 캡틴 마블, 미즈 마블, 모니카 램보 세 인물이 협력하는 우주 스케일의 팀업 영화이다.
데드풀과 울버린 (Deadpool & Wolverined, 2024)은 데드풀이 본격적으로 MCU 세계관에 편입되는 첫 작품으로, 마블 멀티버스 개념을 적극 활용한다. 또한 디즈니 플러스의 로키 시즌에 나온 TVA(시간 변이 관리국)의 등장과 함께 멀티버스 정리, 이전 세계관과 MCU의 연결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Captain America: Brave New World, 2025)는 팔콘이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서 활동하게 되는 첫 영화이다. 미국 내외부의 정치적 긴장, 군사 실험, 세계적 균형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을 중심으로, 인크레더블 헐크에 등장했던 썬더볼트 로스 장군도 다시 등장하며 정부 권력과 슈퍼히어로 간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썬더볼츠 (Thrunderbolts, 2025)는 전직 악당들과 반영웅들로 구성된 정부 주도의 팀 ‘썬더볼츠’가 결성되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일종의 MCU판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옐레나 벨로바, 버키 반즈(윈터 솔져), 존 워커(US 에이전트), 레드 가디언, 타스크마스터 등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할 예정이다.
페이즈 6
이 페이즈는 멀티버스 사가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으로, 다양한 세계관과 유니버스가 충돌하고 하나로 재편될 것이 예고되어 있다. 올해 여름에는 판타스틱 4 (Fantastic Four)로 마블의 상징적인 팀이 MCU에 합류하며, 메인 빌런 캉과의 대결이 어벤져스: 더 캉 다이너스티 (Avengers: The Kang Dynasty), 그리고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Avengers: Secret Wars) 를 통해 사가의 최종 결말로, 다양한 유니버스의 충돌과 재편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스파이더맨의 네 번째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Spider-Man: Brand New Day)’의 이름으로 오는 2026년 7월에 개봉 예정이다. 루머에 따르면 샹치 2, 아머 워즈가 페이스 6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거대한 히어로 세계관의 여정
마블 유니버스는 아이언맨의 첫 등장을 시작으로 수많은 히어로와 빌런,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깊은 서사와 거대한 세계관을 쌓아 왔다. 그 여정은 우리에게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을 선사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이 모든 이야기는 디즈니+를 통해 정주행 할 수 있으며, 앞으로 펼쳐질 멀티버스 사가에 대비해 한 번쯤 다시 되짚어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